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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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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해고, 그러나 ‘해고’만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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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음주운전 해고 부당성
두 번 음주운전 해고 부당성

법을 무기로 당하지 않는다. 법무당 고영남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저의 친구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하루는 오랜 친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지방 공기업에 다니던 그는 얼굴이 반쯤 굳어 있었어요. 그동안 아무 말 없이 지내왔던 이유를 알게 된 건 그날이었습니다.

“해고됐어. 다시는 회사에 못 돌아가게 됐어…”

그는 5년 전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었고, 최근 또다시 같은 수치의 음주운전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물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쳐 해고에 대한 부당함을 다퉈봤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의 이야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건 짤려도 할 말 없는 거 아냐.”

저 역시 음주운전은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법행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동시에 저는 이렇게도 생각했습니다. “과연 해고가 유일한 정답이었을까?”

해고는 단순한 징계가 아니다

해고의 사회적 의미
해고의 사회적 의미

해고는 단순한 인사처분이 아닙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지방 공기업처럼 안정적인 고용을 기반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에게 해고는 사회적, 경제적 생명선의 단절을 의미하거든요. 우리 사회는 근로자의 비위에 대해 엄정한 징계를 요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비위에 대해 무조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징계 사유와 징계 수위 사이의 균형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하는 거죠.

법원도 이 사건 음주운전 해고는 과도했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해고무효 판결
서울행정법원 해고무효 판결

다행히 이번 사건은 서울행정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재판부는 해고가 과도하다고 판단했고, 상대방 측에서 항소하지 않으면 바로 복직할 수 있게 되었어요.

친구는 제가 ‘가족의 은인’이라며 감사를 전했지만, 저는 오히려 그의 지난 시간의 무게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자책하며 보냈을까요. 얼마나 무력하게 느꼈을까요. 잠 못 이루는 밤들,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공허함. 해고라는 결정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고통을 안기는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결 하나가 삶을 되돌려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동시에 씁쓸합니다. 그 긴 시간만큼은 결코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징계는 엄정하되 생계의 절벽은 피해야

징계 균형성의 중요성
징계 균형성의 중요성

물론 이 사건이 “음주운전도 괜찮다”는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됩니다. 누구보다도 친구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술을 끊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러나 저는 이 판결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비위행위가 반복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적 사형선고’와 같은 해고를 내려야만 한다는 사고방식은 재고될 필요가 있어요. 징계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그 수단이 생계와 존엄을 파괴하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거든요. 잘못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처벌의 강도에만 쏠려 있다면, 그 저울은 이미 공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근로자들이 비위와 실수, 일탈 사이에서 해고의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자신을 변호할 언어조차 갖지 못한 채, 조직의 결정 앞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서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로서 그들의 잘못을 덮어주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순간의 잘못이 한 사람과 그 가족의 삶을 뿌리째 뽑는 일이 되지 않도록, 법과 정의는 마지막까지 균형을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그 책임이 회복 불가능한 파국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법무법인 휘명 고영남 변호사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63길 11 8층 (선릉역 1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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