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 작업의 흐름, 주의하세요

요즘 ‘핑 작업’이라는 용어가 자주 들리는데, 이게 정확히 뭔지 아시나요? 간단히 말하면 남의 불법 자금 계좌를 신고해서 묶어버린 다음, 돈을 뜯어내거나 합의를 보는 방식입니다. 변호사로서 이런 사건들을 여러 번 다뤄봤는데, 정말 교묘하고 위험한 수법이에요.
용어부터 정리해드리면 이렇습니다
핑 작업이란 보이스피싱 신고를 하면 상대방 계좌가 바로 정지되는 점을 노려서, 특정 계좌를 일부러 ‘지급정지’ 시키는 행위를 말해요. ‘칼’이라고 하면 돈이 들어있는 입금 계좌, 즉 대포통장을 부르는 은어구요. ‘업자’나 ‘사이트’, ‘테크’, ‘대부’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그 돈을 세탁하고 관리하는 조직들을 가리킵니다.

실제로 이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타격 대상을 선정하는 거예요. 핑 작업자들은 불법 도박 사이트나 보이스피싱 조직이 쓰는 입금 계좌 정보를 미리 수집해둡니다. 이런 계좌들은 불법 자금이 모이는 곳이라 신고당하면 운영에 큰 타격을 입거든요.
두 번째 단계가 바로 ‘핑 찍기’입니다. 작업자가 해당 계좌로 소액, 보통 1만 원 정도를 송금한 다음 은행에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해요. 그러면 해당 계좌는 즉시 지급정지되어서 안에 든 모든 돈이 묶여버립니다. 최소 2주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되죠.

세 번째 단계에서 본격적인 ‘딜’이 시작됩니다
계좌가 묶여서 거액의 운영자금을 못 쓰게 된 업자들은 당연히 당황하게 됩니다. 이때 작업자가 접근해서 협상을 시도하는 거예요. “내가 신고 취하해 줄 테니, 계좌에 묶인 돈 일부를 나한테 달라”고 요구하면, 업자는 어쩔 수 없이 “알겠다, 얼마 줄 테니 지급정지 풀어달라”고 응하게 됩니다.
마지막 단계는 서류 작업과 해제 과정입니다. 협상이 완료되면 신고자가 은행에 ‘피해구제신청 취하서’나 합의서를 제출해요. 결국 작업자는 합의금을 챙기고, 업자는 계좌의 지급정지를 풀어서 나머지 돈을 회수하는 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런 핑 작업은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관련되면 사기죄는 물론 금융거래 질서를 해치는 각종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니 절대 관여하시면 안 됩니다.
고영남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