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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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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전과, “내 술버릇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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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버릇 성범죄 전과 착각

안녕하세요, 법무당(법을 무기로 하면 당하지 않는다) 형사전문 고영남 변호사입니다.

최근 유흥주점 등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한 신체 접촉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그리고 본인의 ‘술버릇’이라는 해명이 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중요한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례)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법률 가이드를 작성해 드립니다.

가족이나 지인 관계뿐만 아니라 처음 본 유흥업소 종사자와의 관계에서도 성범죄 여부는 ‘상대방의 동의’와 ‘행위의 상당성’은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술버릇이라 깨물었을 뿐인데▲ 목차

유흥주점 신체접촉 범죄

피고인은 유흥주점에서 처음 만난 종사자에게 “내 술버릇이 깨무는 것이다”라고 미리 고지한 뒤, 피해자의 가슴 부위와 팔뚝을 실제로 깨무는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단순한 신체 접촉을 넘어, 사전에 자신의 행동 방식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행위의 성범죄 의도성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피고인 측은 여러 논거를 들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유흥업소라는 장소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신체 접촉은 묵시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러한 환경 속에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합리적으로 오인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 같은 행위는 해당 업종의 영업적 관행 안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장소적 맥락과 업무 환경을 근거로 성범죄의 위법성이 조각되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이를 정면으로 배척했습니다. 재판부는 유흥업소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그 허용 범위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가슴을 가볍게 터치하는 정도의 접촉은 해당 업소의 영업적 맥락에서 용인될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신체를 깨무는 행위에 대해서까지 피해자가 승낙했다고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직업이나 근무 환경이 모든 신체적 침해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법원은 분명히 했습니다.

이 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어떤 장소에서 이루어진 행위든,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났다면 성범죄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장소적 특수성은 위법성을 면제해주는 방패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직업의 성격이나 업소의 분위기가 피해자의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으며, 동의의 범위는 행위의 유형과 강도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묵시적 동의의 한계와 신체적 자기결정권의 본질에 관한 중요한 법리적 기준을 재확인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추정적 승낙과 고의의 오해▲ 목차

침묵 동의 법적 판단

많은 분들이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거절하지 않았으니 동의한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펼칩니다. 일상적인 감각으로는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지만, 법원의 시각은 이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침묵은 동의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즉각적으로 강하게 항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동의의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유흥업소라는 공간적 특성상 종사자는 고객과의 마찰을 피해야 하는 현실적 압박에 놓여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구조적 맥락이 존재한다는 점을 법원은 외면하지 않습니다.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과 동의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또한 피고인이 사전에 “술버릇이 깨무는 것”이라고 고지했다는 사정 역시 법적 승낙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일방적인 사전 통보는 상대방의 동의를 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을 미리 만들어 놓은 것에 가깝습니다. 피해자가 그 고지를 듣고 명시적으로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상, 단순한 통보만으로 ‘피해자의 승낙’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나아가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도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형법에서 고의는 반드시 해악을 가하겠다는 적극적 의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그 행위를 감행했다면, 그것으로 고의는 충분히 인정됩니다. 이를 법률 용어로 미필적 고의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냥 했다”는 심리 상태로도 형사책임은 성립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 법리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동의는 상대방이 표현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가 확인해야 할 책임입니다. 상대방의 침묵을 편의적으로 동의로 해석하고, 사전 통보로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시도는 법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성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변호사가 전하는 핵심 포인트▲ 목차

성범죄 변호사 조언

첫째, 장소의 특수성을 과신하지 마십시오. 유흥주점이라 하더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이 허용하는 스킨십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상대방이 종사자라는 이유로 신체적 가해(깨물기 등)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둘째, ‘술버릇’은 면죄부가 아닌 가중요소입니다. 본인의 특이한 술버릇을 미리 알렸다고 해서 범죄가 조각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예상치 못한 신체 공격으로 느낄 경우 강제추행의 증거가 될 뿐입니다.

셋째, 초기 대응 시 ‘정당행위’ 주장의 위험성을 알아두세요. 무리하게 “업계 관행상 정당하다”는 논리를 펼치기보다는, 행위 자체를 인정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및 재범 방지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양형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의 대응책▲ 목차

성범죄 전문변호사 상담

“단순한 장난이었다”는 해명이 성범죄 전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장소와 관계의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논리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형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