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로 세탁된 돈이 사라져버렸다고 절망하고 계신가요? 범죄자들이 코인 거래소로 빼돌린 내 소중한 돈, 정말 영영 찾을 수 없는 걸까요? 형사 전문 변호사가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코인의 꼬리표는 반드시 남고, 수사기관은 끝까지 쫓아갑니다.
언론에서 ‘코인 자금 세탁’, ‘다크웹’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들을 쏟아내니 지레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범죄자들이 어떻게 코인으로 돈을 숨기는지, 그리고 경찰이 이를 어떻게 꿰뚫어 보는지 알게 되면 희망을 잃지 않으실 거예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니까요.
범죄자들의 착각, 믹서라는 디지털 세탁기▲ 목차

범죄자들이 훔친 돈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로 바꾸는 이유는 단 하나예요. 바로 ‘믹서(Mixer)’라는 기술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믹서란 말 그대로 코인을 한데 모아 마구 섞어버리는 ‘디지털 세탁기’예요. 범죄자가 1억 원어치 코인을 믹서에 넣으면, 전 세계 수만 명의 다른 사람들이 넣은 코인과 뒤섞여 수천 개로 쪼개집니다.
이렇게 섞은 뒤 무작위 시간대에 범인의 다른 지갑으로 코인을 뱉어내요. “A가 B에게 돈을 보냈다”는 직접적인 연결 고리를 끊어버려 수사망을 교란하려는 수작이죠.
과거에는 이 믹서 기술 앞에서 경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사기관의 반격, 블록체인은 영원한 장부다▲ 목차

범죄자들이 간과한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요. 가상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은 단 1원의 이동 경로도 영구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기록으로 남긴다는 점입니다.
현재 한국 경찰과 검찰은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가상화폐 추적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어요. 아무리 믹서로 코인을 잘게 쪼개고 섞더라도, 결국 들어간 총량과 나온 총량의 패턴은 남거든요.
수사기관은 AI를 통해 수만 개의 지갑이 움직이는 패턴을 분석하여, 결국 그 지갑들이 ‘하나의 범죄 조직’ 통제 아래 있다는 것을 묶어냅니다. 이걸 클러스터링 기법이라고 해요.
아무리 복잡한 미로를 파놓아도, 하늘에서 드론을 띄워 미로 전체를 내려다보며 범인의 궤적을 쫓고 있는 셈이에요.
범죄자들의 아킬레스건, 현금화의 덫▲ 목차

가장 중요한 핵심이에요. 범죄자들이 코인을 아무리 이리저리 굴려도, 결국 그 코인으로 밥을 사 먹거나 외제차를 살 수는 없어요. 반드시 현실 세계의 ‘현금(원화, 달러 등)’으로 바꿔야만 합니다.
현금으로 바꾸려면 업비트, 빗썸, 혹은 바이낸스 같은 중앙화된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로 코인을 보내야 해요. 그런데 전 세계 주요 거래소들은 자금세탁방지법
에 따라 가입자의 철저한 ‘신원확인(KYC: Know Your Customer)’을 거칩니다.
경찰이 끈질기게 추적하던 ‘오염된 코인’이 범인의 거래소 지갑으로 쏙 들어가는 순간이 바로 독 안에 든 쥐가 되는 때예요. 경찰은 즉각 거래소와 공조하여 해당 지갑을 동결해 버리고, 가입할 때 등록된 범인의 신분증, 얼굴 사진, 연락처를 확보해 검거에 나섭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추적하세요▲ 목차

물론 코인으로 넘어간 자금을 추적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데에는 은행 계좌 추적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도 걸리고,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코인이니 절대 못 잡는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실제로 최근 수많은 보이스피싱 총책과 자금세탁책들이 코인 거래소에서 덜미를 잡혀 대검찰청 범죄백서
에 따르면 구속되고 있어요.
피해자 여러분, 돈이 코인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지레 절망하여 신고를 취하하거나 일상을 포기하지 마세요. 수사기관의 끈질긴 추적을 믿고, 변호사와 함께 차분히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코인의 꼬리표는 반드시 남고, 범죄자들은 결국 현금화 과정에서 정체가 드러나게 되어 있거든요.
고영남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