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증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건물만 사용하는 임차인을 그냥 두시면 안 됩니다. 어제 제주도 서귀포경찰서에서 진행된 사기 및 재물손괴 사건에 고소인 측 변호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서귀포시까지 장거리 여정이었지만, 악덕 임차인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임대인의 처지를 생각하면 피곤함은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임대차 계약 후 벌어진 일들

임대인분은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 중 일부를 계약금으로 받고 건물을 넘겨주셨습니다. 그런데 임차인은 임대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건물을 구조변경하고, 약속했던 보증금 잔액과 관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공사를 시작한 후에도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않고 건물을 그대로 방치한 결과, 건물이 장마철 기간을 거치면서 폐가처럼 훼손되었다는 점입니다.
거의 모든 악덕 임차인들처럼, 이번 사건의 임차인 또한 어느 순간부터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 임차인들은 십중팔구 무일푼일 확률이 크기 때문에, 민사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서 승소한들 손해를 보전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형사고소로 해결책을 찾다

임대인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법률사무소를 직접 발로 뛰며 찾아다니셨고, 다양한 변호사들로부터 법률적인 조언을 들어보셨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무소에서는 민사적 접근만을 제시하거나, 형사적으로 엮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고, 임대인분께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오랜 시간 답답함을 안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해당 사안을 꼼꼼히 검토한 끝에, 이번 임차인의 행위는 단순한 분쟁을 넘어 충분히 형사적으로 다툴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임차인이 처음부터 계약 이행 의사 없이 계약을 체결했거나 임대인을 기망한 정황이 있다는 점에서 사기죄 적용이 가능하고, 임차 기간 중 시설물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물손괴죄로도 충분히 구성할 수 있다고 임대인분께 상세히 설명드렸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임대인분과 함께 형사고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요

임차인은 보증금의 일부만 지급한 채 건물을 넘겨받아 사용하면서도, 정작 잔금 및 관리비는 끝내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수차례에 걸쳐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반복적으로 어겼고, 나중에는 임대인의 연락조차 받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 패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임차인은 애초 계약 시점부터 보증금 잔금 및 관리비를 정상적으로 지불할 의사도, 이를 이행할 경제적 능력도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마치 계약상의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처럼 임대인을 기망하여 건물을 넘겨받았고, 이후 아무런 대가 지급 없이 해당 건물을 계속 점유·사용함으로써 차임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습니다. 즉, 임대인 입장에서는 정당한 임대료와 관리비를 받을 것이라 믿고 건물을 인도한 것이지만, 임차인은 처음부터 이를 지킬 의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채무불이행의 문제를 넘어, 고의적인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의 구성요건, 즉 기망 행위, 피해자의 착오, 재산상 이득 취득이라는 요소를 모두 충족할 가능성이 높으며, 충분히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재물손괴죄도 성립합니다

또한 임차인은 임대인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건물에 대한 구조변경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공사를 시작해 놓고도 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하였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건물의 구조적 완결성이 훼손되었고, 본래 건물이 갖추고 있던 기능과 재산적 가치가 상당 부분 손상되었습니다. 임대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무단 구조변경 자체만으로도 문제이지만, 공사를 중도에 방치함으로써 건물의 효용을 실질적으로 해친 이상, 이는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임차인이 공사를 시작한 시점이 장마철이었다는 점은 이 사안을 더욱 중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장마철에 건물 구조를 개방하거나 변경하는 공사를 진행할 경우, 마무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빗물 유입, 강풍, 과도한 습기 등으로 인해 건물 내외부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사정입니다. 임차인 역시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거나, 적어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방수 조치나 임시 보양 작업 등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장마철 기간 내내 건물을 그대로 방치하였습니다. 설령 임차인에게 건물을 훼손하려는 적극적인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훼손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재물손괴의 미필적 고의는 충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수사관도 인정한 사기 행위

아니나 다를까, 수사관은 “사기꾼 잘못 만나 엄청나게 고생하셨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수사관 말에 의하면, 임차인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여러 건의 사기 건으로 고소를 당하거나 기소를 당하여 재판 진행 중인 사건들이 다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빠른 고소가 피해 확산을 막습니다

그동안 저의 경험에 의하면, 사기 사건 피의자나 피고인은 초범인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전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여러 건의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기가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민사와는 별개로 즉시 형사고소를 진행해야 더 큰 손해와 또 다른 피해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바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